아르누보 파사드 찍는 법, 알베르타 거리 산책
- 게시
- 고친 날
- 촬영 지점
- 6곳
- 걷는 시간
- 11분
리가 아르누보 건물의 매력은 고개를 들어야 보이는 높은 곳에 몰려 있습니다. 알베르타 거리 일대의 건물 여섯 채를 따라 걸으며, 위로 솟은 정면을 비틀림 없이 담는 법과 장식 하나하나를 읽어 내는 법을 정리했습니다. 걷는 거리는 짧지만 한 채마다 오래 머물게 되는 코스입니다.
코스 한눈에 보기
- 엘리자베테스 10b큰길 모퉁이에서 커다란 얼굴 조각이 내려다보는 건물로 출발합니다.
- 알베르타 2a알베르타 거리 입구에서 가장 화려한 정면을 맞은편 보도에서 찍습니다.
- 알베르타 4조각상과 기하학 무늬가 겹겹이 쌓인 정면을 부분별로 나눠 담습니다.
- 알베르타 12탑과 지붕선이 힘찬 건물, 아르누보 박물관이 있는 집입니다.
- 알베르타 13거리 반대편으로 건너가 마지막으로 화려한 정면을 담습니다.
- 스트렐니에쿠 4a모퉁이를 돌아 하얀 정면의 학교 건물에서 코스를 마칩니다.
- 출발과 도착
- 엘리자베테스 거리(Elizabetes iela)에서 출발해 스트렐니에쿠 거리(Strēlnieku iela)에서 끝납니다.
- 걷는 시간
- 지점 사이만 더하면 11분 안팎입니다. 건물을 하나씩 살피며 찍으면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이 걸립니다.
- 가는 길
- 구시가지에서 운하를 건너 북쪽으로 15분쯤 걸으면 출발점에 닿습니다.
리가에 아르누보가 많은 이유
리가는 19세기 중반 옛 성벽을 허문 뒤 운하 바깥으로 빠르게 넓어졌습니다. 항구와 철도로 사람과 돈이 몰려들던 20세기 초, 짧은 기간에 새 주거 건물이 한꺼번에 들어섰고, 그 시기에 유행하던 양식이 바로 아르누보였습니다. 그래서 운하 바깥 중심가에는 비슷한 시기에 지은 장식 건물이 거리마다 이어지고, 알베르타 거리는 그 가운데서도 장식이 가장 촘촘하게 모인 곳으로 꼽힙니다. 같은 시대의 건물이 이렇게 한데 모여 있다는 점이 리가를 아르누보 사진의 도시로 만든 이유입니다.
장식을 읽는 세 가지 눈
아르누보 건물 앞에 서면 처음에는 장식이 너무 많아 무엇을 찍어야 할지 막막합니다. 편집부는 세 가지를 차례로 찾아보라고 권합니다. 첫째는 얼굴입니다. 창문 위와 처마 밑에는 사람이나 신화 속 인물의 얼굴 조각이 붙어 있는데, 표정이 저마다 달라 가까이 당겨 찍으면 건물마다 다른 성격이 드러납니다. 둘째는 자연의 무늬입니다. 꽃과 덩굴, 나뭇잎, 새와 동물이 벽과 발코니 난간에 새겨져 있습니다. 셋째는 하늘과 만나는 선입니다. 탑과 박공, 굴뚝이 만드는 지붕선은 건물 전체의 인상을 정합니다.
리가의 아르누보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알베르타 거리 입구의 건물들처럼 조각과 장식이 화려하게 덮인 쪽이 있고, 라트비아의 자연과 전통에서 모양을 가져와 묵직하게 쌓은 민족 낭만주의 쪽이 있습니다. 한 거리 안에서 두 갈래가 이웃해 있어, 걸으며 둘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고개를 들어 찍는 법
높은 건물을 가까이에서 올려다보며 찍으면 건물이 위로 갈수록 좁아지며 뒤로 넘어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비틀림을 줄이는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길 건너 맞은편 보도까지 물러나 휴대폰을 수직으로 세우고 찍은 뒤 아래쪽 여백을 잘라 냅니다. 둘째, 건물 전체를 한 장에 담기를 포기하고 창 하나, 얼굴 하나, 발코니 하나처럼 부분을 망원으로 당겨 찍습니다. 셋째, 휴대폰 편집 앱의 원근 보정 기능으로 세로선을 곧게 세웁니다. 셋째 방법은 너무 세게 쓰면 위층 장식이 늘어나 보이니 조금만 씁니다.
찍은 사진을 나중에 다시 볼 때는 같은 건물을 찍은 전체 사진과 부분 사진을 묶어 두면, 어느 장식이 어디에 붙어 있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알베르타 거리는 폭이 좁지 않아 맞은편 보도에서 찍기에 좋지만, 길가에 차가 늘 서 있습니다. 차 지붕이 건물 아래쪽을 가리니 휴대폰을 머리 위로 조금 들어 차를 피하거나, 아예 2층부터 위만 담는 구도를 택하세요.
챙겨 갈 것
이 코스에서는 광각보다 망원이 더 자주 쓰입니다. 휴대폰이라면 2배나 3배 망원 카메라가 있으면 좋고, 카메라라면 70에서 200mm 정도의 렌즈 하나로 대부분의 장식을 담을 수 있습니다. 오래 올려다보면 목이 아프니 중간중간 쉬어 가고, 건물 번지를 확인하기 쉽도록 이 글의 코스를 휴대폰에 열어 두세요. 번지 표지는 건물 모퉁이나 입구 옆 벽에 작게 붙어 있습니다.
P1 엘리자베테스 10b
출발점은 알베르타 거리가 시작되는 엘리자베테스 거리의 큰 모퉁이입니다. 이 일대의 화려한 건물 여러 채를 설계한 건축가 미하일 에이젠시테인의 작품이 이곳부터 이어집니다. 그는 훗날 영화감독으로 이름을 남긴 세르게이 에이젠시테인의 아버지이기도 합니다. 정면 꼭대기의 커다란 얼굴 조각들은 아래에서 보면 작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람 키를 훌쩍 넘는 크기라, 망원으로 당기면 표정까지 또렷하게 담깁니다.
- 서는 곳
- 엘리자베테스 거리 건너편 보도
- 방향
- 건물 위층 쪽
- 초점거리
- 70mm 이상 망원
- 붐빔
- 차량 통행 많음, 보도는 한산
P2 알베르타 2a
알베르타 거리에 들어서자마자 왼쪽에 나타나는 이 건물은 리가 아르누보 사진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정면 가운데 하나입니다. 위층으로 갈수록 장식이 몰려 있고, 꼭대기 부분이 하늘을 향해 열린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맞은편 보도에서 광각으로 전체를 한 장 담고, 이어서 창문 위의 얼굴 조각들을 하나씩 당겨 찍으면 좋습니다.
P3 알베르타 4
바로 옆 건물로, 앞의 2a와 같은 건축가가 비슷한 시기에 설계했습니다. 조각상과 둥근 창, 기하학 무늬가 층마다 다르게 쌓여 있어 한 장에 다 담으면 오히려 복잡해 보입니다. 층별로 나눠 세 장쯤 찍고, 나중에 세로로 이어 붙여 한 장의 긴 그림처럼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입구 양옆의 조각은 눈높이에 있어 가까이에서 찍기 좋지만, 건물에 사람이 사는 곳이니 출입문 앞을 막지 않도록 하세요.
P4 알베르타 12
거리 가운데쯤에 선 이 건물은 앞의 건물들과 분위기가 확연히 다릅니다. 리가 아르누보 센터의 알베르타 12 소개에 따르면, 1903년 건축가 콘스탄틴스 페크셴스가 자신의 집으로 지은 건물로, 당시 건축학도였던 에이젠스 라우베도 설계에 참여했습니다. 돌출된 벽과 탑, 묵직한 입구가 민족 낭만주의에 가까운 인상을 주고, 벽의 부조에는 솔잎과 솔방울, 다람쥐처럼 라트비아 숲의 동식물이 새겨져 있습니다.
2009년부터 이 집의 옛 아파트 자리에 리가 아르누보 박물관이 들어서 있어, 정면만 보던 아르누보를 실내까지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건물 안쪽 나선형 계단의 천장 그림은 실내에서 꼭 찍어 볼 장면으로, 계단 맨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며 찍으면 소용돌이 같은 구도가 나옵니다. 박물관의 촬영 규칙과 운영 시간은 입구에서 확인하세요.
P5 알베르타 13
박물관을 나와 거리 맞은편으로 건너면 다시 화려한 정면이 나타납니다. 이 건물도 에이젠시테인의 작품으로, 앞서 본 2a와 4와 비교하며 같은 건축가의 손길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몸을 돌려 거리 입구 쪽을 향해 거리 전체를 길게 담아 보세요. 양쪽으로 늘어선 정면들이 원근으로 겹치며 알베르타 거리만의 풍경이 만들어집니다.
P6 스트렐니에쿠 4a
알베르타 거리 끝에서 모퉁이를 돌면 하얀 정면이 우아한 건물이 나옵니다. 역시 에이젠시테인의 작품이며 지금은 학교로 쓰입니다. 앞의 건물들보다 장식이 절제되어 있어, 하늘이 파란 날 하얀 벽만 단순하게 담으면 깔끔한 사진이 됩니다. 이 건물 앞에서 코스를 마치고, 되돌아가며 놓친 장식을 다시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같은 거리라도 반대 방향으로 걸으면 처음에 보지 못한 얼굴 조각과 문양이 눈에 들어옵니다.
빛과 계절
하얀 장식이 많은 건물은 강한 햇빛 아래서 밝은 부분이 하얗게 날아가기 쉽습니다. 휴대폰이라면 화면을 길게 눌러 노출을 조금 낮춰 찍으세요. 그래서 의외로 엷은 구름이 낀 날이 장식의 결을 담기에 좋습니다. 맑은 날이라면 해가 높은 한낮을 피하고, 해가 비스듬히 드는 오전이나 늦은 오후에 걸으면 부조에 그림자가 생겨 입체감이 살아납니다.
계절로는 가로수 나뭇잎이 모두 진 늦가을부터 새잎이 나기 전인 이른 봄까지를 권합니다. 여름에는 가로수 잎이 무성해 아래층 장식을 가립니다. 겨울에 눈이 내린 날은 발코니와 처마에 쌓인 눈이 장식의 선을 하얗게 그려 주어, 다른 계절에는 볼 수 없는 장면이 됩니다.
이어 걷기
알베르타 거리를 걸었다면 엘리자베테스 거리와 스트렐니에쿠 거리 일대의 다른 아르누보 건물도 둘러볼 만합니다. 그 범위를 넓혀 걷는 코스는 리가 아르누보 거리 산책 노트에 정리했습니다. 아르누보 거리는 구시가지에서 걸어서 갈 수 있으니, 오전에 리가 구시가지 첫 사진 산책 코스를 걷고 오후에 이 코스로 이어 가면 하루에 리가 건축의 두 얼굴을 모두 담을 수 있습니다. 아르누보 구역의 다른 글은 아르누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자주 받는 질문
건물 안에 들어가 볼 수 있나요?
대부분은 지금도 사람이 사는 아파트라 함부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실내를 보고 싶다면 알베르타 12의 아르누보 박물관을 찾으세요.
휴대폰만으로도 장식을 크게 찍을 수 있나요?
망원 카메라가 있는 휴대폰이라면 충분합니다. 디지털 확대만 되는 휴대폰은 화질이 떨어지니, 몇 걸음 더 다가가 찍고 나중에 잘라 내는 편이 낫습니다.
건물마다 설계자를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리가 아르누보 센터의 누리집에 주요 건물의 주소별 설명과 설계자가 정리되어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일부 건물 입구 옆에 설계자와 지은 해를 적은 작은 안내판이 붙어 있습니다.
사람이 없는 거리를 찍으려면 언제가 좋나요?
주말 아침 8시 전후가 가장 한산하고 조용합니다. 평일 낮에는 거리를 지나는 사람과 차가 많습니다.